2009/01/24 10:18

설날의 아픈 역사…설날 꼭 알아둬야할 것들은 바로?


설날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가지는 날입니다. 설날은 원단(元旦), 세수(歲首), 정조(正朝)라고도 부르며 우리 민족의 명절 중에서 한가위와 더불어 가장 큰 명절입니다. 설날 차례상에는 한 해가 기원하는 마음으로 흰떡국을 올립니다. 떡국을 먹어야 한해가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설날은 오늘날 귀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날의 역사를 추적해봤더니 참 굴곡과 시련도 많았더군요. 오늘에야 반듯한 설날이지만, 한때는 정부에 의해 사실상 폐지위기까지 갔었던 아픈 이력이 있습니다.


1. 설날, 시련을 딛고 꿋꿋이 지켜낸 장한 민족의 큰 명절

설은 우리나라 명절중의 명절입니다. 이 점에선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설날이 최고의 명절 대접을 받기까지 숱한 시련과 핍박의 역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중년층이라면 옛시절이 되어버렸지만 한때 암흑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설은 우리 민족 대대로 이어오던 우리의 명절입니다. 하지만, 1896년 서양 달력이 우리네 안방 벽에 걸리면서 수난의 역사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일제의 강점기 시절엔 식민지 설움도 단단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족보에도 없는 '구식 설날'이란 뜻의 '구정'으로 강제 개명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혹자들이 ‘구정’이라고 사용하는 표현은 사실은 식민지 시대의 아픈 잔재입니다. 따라서 구정이란 표현은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설의 수난은 일제에게서 해방을 맞았어도 끝나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이중과세(양력 설과 음력 설을 함께 쇠는 것)가 실시되면서 양력 설에 밀려 설움을 톡톡히 받았습니다.


시련의 절정기는 아이러닉하게도 박정희 대통령 시절입니다. 당시 음력 설을 없애기 위해 아예 공휴일에서 빼버리는 설움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아픈 역사를 딛고 1985년 끈질긴 생명력에 백기를 든 정부는 음력설을 '민속의 날'로 부활시켰습니다.


그리고 4년 뒤 설날이란 옛 이름을 찾아 주고 추석과 더불어 사흘 황금연휴가 실시됐습니다. 아울러 1999년을 기점으로 신정 휴일이 하루로 줄어들면서 음력 설은 민족의 최대 명절로 완전 복권됐습니다. 따지고 보면 설날이 현대사에서 민족 최대의 명절이 된 것은 이제 10년이 된 셈이죠.



2. 설날 떡국 이렇게 깊은 뜻이

우리 조상들은 새해 첫 날의 아침을 새하얀 떡국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설날의 흰 떡국은 흰색의 음식으로 새해를 시작함으로써 천지 만물이 부활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의미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일 년을 시작하는 새해 첫 날 깨끗하고 정결한 마음가짐을 갖고자 흰 떡국을 끊여 먹었는데, 떡국은 순수 무구한 경건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설날엔 꼭 떡국을 먹어야 하는데, 그것은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상징적인 의미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사람들은 설날에 나이를 물을 때 ‘몇 살이냐’라고 묻기 전에 ‘떡국 몇 그릇 먹었느냐’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설날에 먹는 떡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래떡이 필요합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시루에 찐 떡을 길게 늘여 뽑는 장면이 자못 인상적인데 이렇게 떡을 길게 늘여 뽑는 것은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떡국을 끓이기 위해 가래떡을 둥글게 써는 이유는 둥근 모양이 마치 옛날 화폐인 엽전의 모양과 같아서 새해에 재화가 풍족하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3. 설날, 다른 나라도 있나요

설은 중국에서도 춘절(春節)이라 해서 우리나라처럼 최대의 명절로 꼽습니다. 음력 정월 초하루인 설날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같습니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두 나라의 설날이 달라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음력 초하룻날 계산법과 중국과 한국의 시차(1시간)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지요.


매달 음력 초하룻날은 태양-달-지구가 일직선상에 놓이는 합삭이 생기는 날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때 합삭이 발생하는 날이 음력 1월 1일 설날이 됩니다. 문제는 합삭이 자정 부근(밤 11~12시 사이)에서 일어나면 두 나라의 시차 때문에 중국의 설날이 한국보다 하루 앞서게 됩니다. 실제 1997년 중국은 한국보다 하루 앞서 설을 맞기도 했습니다. 2028년에도 같은 현상이 발생해 중국(1월 26일)이 한국(1월 27일)보다 하루 앞서 설을 쇠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와 같이 음력설을 지내는 아시아 국가는 중국, 베트남,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이 있습니다. 음력 문화가 거의 사라진 일본은 신정만 쇠고 있습니다.


4. 북한에도 설 명절이 있을까

북한에서는 설 명절이 '사회주의 생활 양식'과 어긋난다고 배격하여 오다 1989년 들어 민족 고유의 '음력설'을 부활 시켰다고 합니다. 북한은 설날 당일을 쉬는 대신 그 주간의 일요일에 보충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양력설에는 의무적으로 김일성 주석 동상을 찾게 하지만, 음력설에는 주민들의 뜻에 맡긴다고 합니다.


북한 사실상 신정을 지내며 음력설은 단순한 휴일에 그치고 있다고 합니다.


5. 세배는 말 없이 절만 해야

오늘날 설날 세배에 관한 예법이 예전에 비해 많이 퇴색됐습니다. 하지만 설날 세배는 결혼한 부부라면 쑥스러워도 부모보다 부부끼리 먼저 해야 한다고 합니다. 세배는 가까운 사람부터 하는 것이므로 일심동체인 부부가 1순위라고 합니다. 그러나 직계존속 간의 세배는 '가까운 사람'이 아닌 '윗사람 순'입니다. 부부→조부모→부모의 순서로 세배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윗사람에게 세배할 때는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절만 해야 한다고 합니다. 세배를 받은 윗사람이 덕담을 하고 나면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정도의 축원을 올려야 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세배는 원래 한 명씩 따로 따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합니다.


6. 중국에서 건너온 세뱃돈

세배를 하고 나면 기분좋게 받는 선물이 세뱃돈입니다. 아이들이 설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는 어쩌면 이 세뱃돈이 있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세뱃돈은 우리 고유의 풍속은 아니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유입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합니다. 중국사람들은 설날 아침 빳빳한 새 돈을 빨간 봉투에 넣어 덕담과 함께 자녀들에게 건네던 풍습이 일본으로 건너가 다시 우리나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세배는 차례를 끝내고 식사 전후에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관련 글 : 가장 빠른 설날과 가장 늦게 찾아온 설날은 언제였을까?
             올 설연휴 많이 쉬는 직장이 달갑지 않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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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설 명절을 아내와 함께. 아내가 웃어요.

    Tracked from KOMERICA.COM 2009/01/24 14:43 delete

    이번 설 명절은 아내가 행복해요? 아니 Happy하데요. 요즘 같은 핵가족시대에 무슨 명절증후군이냐? 하시는 어르신들도 계시겠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현대를 사는 여성들이 가지는 노동의 과중과 자녀들 뒷바라지 등등, 신경써야 될 부분이 무수히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남자들이야 직장에 나가서 밤에야 들어와 그때부터는 자유시간의 행복을 누리겠지만, 그렇다고 현대를 살아가는 남성들 또한 피곤하긴 마찬가지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눈치봐야 될 일이 한 두..

  2. Subject 이 대통령의 설 연휴 연설 들어보니

    Tracked from 유창선의 시선 2009/01/24 15:08 delete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에는 정례 라디오 연설을 앞당겨서 했다. 원래는 다음 주 월요일에 하게되어 있지만, 설 연휴 귀성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오늘(24일) 연설을 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 라디오연설 주제는 `가족의 의미`와 `희망'이었다. 이 대통령은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에게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맞은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가족, 친지들과 희망을 얘기하며 서로 힘과 용기를 북돋워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용산참사'에 관한 이야기도 꺼냈..

  3. Subject [홍콩의 새해풍경] 한국만 세뱃돈이 있는 게 아니라구요~ ! 홍빠오도 있어요!

    Tracked from 감성미디어 Blue To Sky 2009/01/26 01:44 delete

    고소한 전 부치는 냄새가 집안을 진동하고, 대가족인 집들은 친척들이 다 모여들어 사람들이 북적거리겠죠. 명절 특유의 풍성함과 들뜸을 즐기고 계시죠? 하지만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기대하는 것은 바로 세뱃돈!!! 봉투 봉투 열렸네~ ♪ 홍콩도 중국의 일부로, 한국과 같은 농경문화권이다 보니 구정기간을 <춘절春節>이라고 하며 일년중 최대의 명절로 칩니다. 춘절에 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아래를 펼쳐주세요. 더보기 춘절(春節) 중국의 가장 큰 명절인..

  1. 온누리 2009/01/24 11:04 address edit & del reply

    명절 잘 보내시고요
    눈이 온 경치가 좋습니다^^

    • 세미예 2009/01/24 11:10 address edit & del

      눈이 왔다면 좋은 징조네요. 서설인 모양이죠. 이곳은 눈구경하기 힘든 고장이라 항상 부럽기만 합니다.

      그런데, 눈이 쌓이면 귀성객들이 불편할 것 같아 걱정입니다. 즐거운 설명절 되시고 좋은 일 많이 생기세요. 감사합니다.

  2. 실비단안개 2009/01/24 12:33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었습니다.

    떡국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게요.
    이곳은 차례상에 떡국이 오르지 않으며, 설날 낮이나 저녁에 그저 참이나 식사 대용으로 먹기에 따로 떡국을 뽑지않습니다.
    그런데 요즘 어린이들은 여러 언론과 교과서 덕택인지 설날엔 떡국을 먹는 줄로 알기에 저희도 떡국을 먹긴 합니다.
    또 혼인을 하여 시댁에 가니, 섬은 뭍과 차례를또 다르게 지내더라구요.
    섣달 그믐날 초저녁에 메(멧밥)를 올리며, 새해 초하룻날엔 전날의 상에 메를 내리고 떡국을 올리더군요.
    따로 여쭙지는 않았는데, 어촌이다보니 대부분의 남정네는 뱃일을 나가 집엔 아녀자만 있은 영향이 아닐까 하구요, 역시 차례나 제사 때, 여자들이 혼자 지내거나 남자와 여자가 함께 모시기도 했습니다.(이제 어머니가 계시지 않기에)

    지방마다 차례나 제사를 지내는 모습이 다르다고 어느 지방에는 어떻게 하니 어긋난다 - 라는 말은 할 수 없겠지요?

    • 세미예 2009/01/24 14:19 address edit & del

      그렇군요. 좋은 정보네요. 참고하겠습니다. 즐거운 설명절 되세요.

  3. 꼴실 2009/01/24 14:11 address edit & del reply

    설날에 대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설날은 원단(元旦:설날 아침)보다는
    원일(元日)이 맞지 않을까요. ^ ^
    좋은 명절 되시기 바랍니다. 새해에 늘 건강하시구요.

    • 세미예 2009/01/24 14:22 address edit & del

      문화원에 근무하시는 분이 원단이라고 하시기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도 원단이라고 되어 있기에 그런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원단이나 원일이나 결국엔 비슷한 말일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설명절되시고 건강하시고 다복하세요.

  4. Mr.MindEater™ 2009/01/24 15:03 address edit & del reply

    설날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볼수 있는 글이네요..구정이라는 단어는 삼가도록 해야겠습니다.
    세미예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 세미예 2009/01/24 16:48 address edit & del

      구정은 일제가 우리민족을 비하하려고 만든 말입니다. 따라서 이 말은 사용하면 안되겠지요. 눈이와서 귀성길이 안좋다고 하네요. 즐겁고 편안한 귀성길 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5. 야이노마 2009/01/24 15:22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설날에 관해 이렇게 많은 것이 숨어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명절이 설날에 대해 국민들은 다들 알고 있을까요?
    저같이 몰랐던 사람들은 이글을 봤으면 좋겠네요.

    • 세미예 2009/01/24 16:50 address edit & del

      우리민족 고유의 세시풍속이 많이 사라져 가는 바람에 안타깝습니다. 의미있게 보내야 하지만 실제론 그 의미보다도 연례행사나 쉬는 날 정도로 인식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즐거운 설날 되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6. 할아버지 2009/01/24 16:02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방송에서 설날이라고 하지 않고 구정이라는거 보고 기분안좋았었는데 말이죠.. ㅎ
    재밌는글 잘읽었습니다 ^^

    • 세미예 2009/01/24 16:51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즐거운 설명절 되시고 오가시는 길 뻥 뚫리세요. 거듭 감사드립니다.

  7. 2009/01/24 16:2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세미예 2009/01/24 16:51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설명절 내내 유익하고 복되고 즐거운 날 되세요.

  8. 희망플래너 2009/01/24 17:19 address edit & del reply

    제 블로그에 댓글을 남겨주셔서, 찾아와봤습니다.

    오늘 북한동포분을 만나고 왔는데, 세미예님이 이야기해 주신 것처럼
    북한에서는 신정만 세고, 김일성 동상을 참배한다고 해요.
    게다가 직장 간부들을 일일히 찾아 돌아다니며 인사한다고 하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

    • 세미예 2009/01/24 17:25 address edit & del

      좋은 일 하신다고 바쁘실텐데 블로그 방문까지 하셨네요.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설명절 되시고 좋은 소식 많이 포스팅 해주세요.

  9. 나먹통아님 2009/01/24 19:40 address edit & del reply

    세뱃돈이 우리나라 고유의 풍습인줄 알았었는데...

    • 세미예 2009/01/26 08:03 address edit & del

      그러세요.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명절 되세요.

  10. 달팽가족 2009/01/26 01:47 address edit & del reply

    중국에서는 "홍빠오", 일본에서는 "오토시다마"가 있지요.
    그게 한국 세뱃돈의 유래였군요. ^^ 부분적인 제 지식을 세미예님의 넓은 안목에서 본 지식으로 승화시키고 갑니다. ^^

    트랙백도 걸고 갑니다.

    • 세미예 2009/01/26 08:03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세계는 정말 넓군요. 즐거운 설명절 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1. 사랑방 2009/01/26 11:17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정보 얻었습니다.
    즐거운 설 명절 보내시고
    올 한 해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12. BJ8270 2009/01/26 23:20 address edit & del reply

    전 결혼 하지도 않았고, 이제 대학생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발표 안 났거든요 ㅎㅎ)
    부부끼리 먼저 절한다는 건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ㅋㅋ
    충격이랄 거 까진 없지만, "오~ 이런 사실이?" 이 정도였죠

  13. 해적왕이꿈 2011/01/09 01:59 address edit & del reply

    구정이란 말은 쓰지 않아야 겠군요.
    좋은 거 얻어 갑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음력이 정확한 건가요? 양력이 정확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