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돈을 알고 돈에 관해 알게 되면 비상금을 갖게 됩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비상금을 만들어 보관하죠.
비상금(非常金)은 말그대로 뜻밖의 긴급한 일이에 사용하기 위해 마련해 둔 돈을 뜻합니다. 그런데 실제론 비상금(非常金)이 비상금(秘常金)으로 둔갑합니다. 특히 부부간엔 비상금을 몰래 감추고 찾아내곤 합니다.
1. 신혼초 비상금 감추고 찾아낸 사연들
핖자도 결혼초 비상금을 만들었습니다. 결혼초다 보니 가정경제의 주도권을 누가 갖게 될지 실랑이를 벌이던 시절이었으니 비상금은 일종의 기싸움이었는 지 모릅니다.
문제는 비상금을 감출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책장 한켠에 넣어두거나 책갈피 속에 살짝 꽂아두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책장 한켠이나 책갈피 속에 넣어 두고선 실제 돈이 필요할 땐 책을 못찾아 헤맨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루는 비상금이 든 책을 집사람이 꺼내 읽다가 횡재를 한 것이죠. 출근했다가 퇴근해보니 저녁이 진수성찬이더군요. 그 까닭을 물었더니 돈이 생겼다고 하더군요. 필자는 그것도 모르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나중에 비상금이란 사실을 알고 따지려 했지만 명분이 참 약했습니다.
2. 비상금 감췄다가 아찔했던 사연들
책갈피나 책장 등에 비상금을 넣어두는 것은 집사람이 이미 찾아낸 터러 새로운 은신처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철이 지난 옷 주머니에 넣어두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방법은 얼마 동안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찔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날도 퇴근해보니 집사람은 기분이 좋아 보였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집사람이 철지난 옷을 세탁소에 맡겼는데 세탁소 주인이 주머니에 돈이 들어 있다면서 전화가 왔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비상금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다시는 비상금을 만들지 않겠다고 그날 맹세를 했습니다.
또 한번은 맹세를 어기고 오래된 옷속에 넣어뒀다가 집사람이 그 옷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습니다. 다행히도 돈은 원형이 상당히 보존돼 큰 문제는 없었지만 세탁기의 옷을 헹궈서 널다가 또 비상금이 들통난 것이죠. 또다시 비상금 만들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습니다.
하지만, 또 비상금을 만들었습니다. 감출 곳이 마땅한 곳이 없어서 자동차 트렁크 비상공구함안에 넣어뒀습니다. 이렇게 했더니 정말 감쪽같았습니다. 한동안 ‘이젠 정말 완벽하게 비상금이 생겼구나’라는 안도감에 취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자동차 정기점검을 받기위해 카센터에 차량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카센터에서는 자동차 정기점검을 위해 대충 훑어보다가 차량 비상용구를 확인하다가 비상금이 들통난 것이죠. 다행히 카센터 주인이 단골이라 비상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카센터 주인은 한 술 더 떠서 글쎄 집사람한테 연락을 한 것이죠. 졸지에 비상금은 전부 집사람한테 압수 당했습니다.
3. 결국은 비상금을 포기하다
결혼초의 주도권 다툼은 결국 필자가 집사람한테 백기투항 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비상금을 이곳 저곳 조금이라도 집사람이 못찾을 것 같은 곳에 감췄습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집사람은 바로바로 찾아내 횡재를 하곤 했습니다.
비상금이 자꾸 들통나다보니 결국엔 백기투항하고 말았습니다. 백기투항을 하고나니 용돈을 받아서 지내고 있습니다. 용돈을 매달 받다보니 비상금을 감출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비상금을 감출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신혼초의 참으로 어리석고 전혀 도움이 안되는 실랑이가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만 합니다. 어떻게 보면 어이없는 보이지 않는 소모전이자 가정경제권에 대한 주도권을 쥐려는 일종의 실랑이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4. 비상금을 통장으로 관리하는 사람도 있었네
필자의 친구중 금융권에 근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양반은 다른 통장으로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고 자랑하더군요. 그 비상금 통장을 통해 주식거래도 하더군요. 한동안 금액이 불어 필자한테 밥도 사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도 경제위기를 빗겨가지 못했습니다. 비상금을 펀드에 넣었다가 졸지에 엄청나게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5. 부부가 가정살림 맞대고 의논하니 비상금이 필요없네
필자 부부는 한달 살림을 서로 머리를 맞댑니다. 서로에게 필요한 돈을 한달에 한번씩 나누다 보니 비상금을 만들 여유가 안생깁니다.
오히려 들어온 돈에 비해 나갈 돈이 더 많기 때문에 최근엔 서로 돈관리를 안하려고 합니다. 당연히 비상금을 만들 여유도, 만들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여러분은 비상금 혹시 있나요. 비상금이 있다면 어디에 보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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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예 2009/02/23 16:39
발각된 후론 비상금을 이젠 만들지 못합니다. 결혼 초엔 서로 경제의 주도권 때문에 비상금이 필요했지만, 최근엔 살림이 빠듯하다보니 서로 경제권을 넘기려 합니다. 그러다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공동으로 관리하다 보니 비상금 만들 여유가 전혀 없습니다. 언제 살림이 나아지려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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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rael 2009/02/23 10:52
액자뒤 사진사이 액자를 갈기전까지는 알수 없음.
가끔 냉장고나 찬장속에 안쓰는 오래된 그릇이나 냄비같은 곳에도
ㅎㅎㅎㅎ
여자들은 숨길데가 많지요 그래도 어차피 다쓰는거지만 ㅜ.ㅠ-
세미예 2009/02/23 16:37
저도 오늘부터 열심히 그릇속도 뒤져봐야 겠네요.호호. 한수 배웠습니다. 그러고보면 부부간엔 이런 저런 일이 있기에 더 살갑고 평생 동반자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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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예 2009/02/23 16:28
앞으로 결혼하시면 실감날 거예요. 아마도 안사람 몰래 돈쓸 일이 자주 생기죠. 친구들하고 뜻밖의 모임도 그렇고. 그럴땐 어김없이 안사람 몰래 카드를 쓰고 비상금으로 채워넣곤 하죠. 앞으로 비상금 쓸 일이 많을 거예요. 역시 문제는 어디다 보관하느냐가 문제죠. 감사합니다. 잘 지내시죠. 한번 번개라도 해야하는데. 이담에 여자친구랑 시간되면 번개라도 한번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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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클레시아 2009/02/23 11:14
ㅋㅋㅋ 울집사람은 장농속에 감추어놓은걸 제가 몇번 발견하곤 했죠..ㅎㅎ 한번은 침대속에 감춰놓은걸 청소하다 발견했는데...모르고 있더군요...기억도 안나는듯..ㅎㅎ 저는 다른 계좌에 얼마간 넣어서 관리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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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예 2009/02/23 16:24
횡재 하셨군요. 따지고 보면 부부 사이엔 누구의 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비상금이 필요할 때가 많더군요. 통장에 넣어서 관리하면 편하지만 통장이야말로 진짜 드러내놓고 사용하는 비상금이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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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2009/02/23 11:59
저는 생활비내고 나머지는 혼자 관리하는 솔로라서 비상금이라고 할건없지요~ 그래도 일부현금은 저금통을 여러개 준비해서 쓰고 (동전들따로 지폐따로) 통장에서 관리하는게 제일 좋더라구요~ 자동이체나 출금통장말고 그냥 입금만하는 통장있으면 쏠쏠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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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예 2009/02/23 16:23
기혼자의 경우 비상금이 필요합니다. 예기치 않는 접대를 해야할 경우도 있는데 아무래도 이럴때 부부 서로에게 부담스러워 이야기 하지 않고 비상금으로 메우곤 하지요. 참으로 비상금 사용해야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비상금은 필요하지만 따로 조성하기가 쉽지 않죠. 통장에 넣어두면 그 마저도 쉽게 들통납니다. 그러다보니 ㅋㅋ.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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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 2009/02/23 18:26
재미있는 내용입니다. 감추고 적발하고.. 감추고 적발하고..
결국은 항복하셨군요... 가장 찾기 어려운 곳이 가장 허술한 곳이라는 말이있던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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