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전화 한통 하려고 동네 구판장 옆 공중전화 부스에서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차례를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첫 휴가를 나와서 빨리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께 군대 첫휴가 소식을 알려야 하는데 순서를 기다리는데 발을 굴렀던 적은 없습니까.
막상 이런 사연을 늘어놓고 보니 마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얘기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그렇게 오래된 이야기가 결코 아닙니다. 기역이나 고속버스 터미널 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도시 곳곳에 설치됐던 공중전화가 어느새 추억속 이야기같습니다. 그 많던 공중전화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1. 공중전화에 얽힌 사연 참 많네
공중전화에 얽힌 일화는 참 많습니다. 그 중에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이 줄서기입니다. 첫 휴가를 나온 이등병이 부모님께 전화를 하던 곳도 공중전화입니다.
대학 합격 소식을 가장 먼저 전화려 발버둥쳤던 곳도 공중전화였습니다. 그래서 사연이 정과 정을 타고 흘러갑니다. 공중전화는 서민들이 소식을 전달해준 고마운 벗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2. 연인이 장악한 공중전화 아차 줄을 잘못섰어!
공중전화를 걸려면 줄을 서야 했습니다. 그래서 역이나 고속버스티미널 공중전화 부스앞엔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그런데 공중전화 줄도 잘 서야 합니다. 잘못서면 다른 줄은 금방 없어지는 데 하필이면 내 줄은 줄지가 않습니다. 바로 연인이 전화를 걸 때입니다. 남자친구한테 전화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여자분은 몇 시간째 전화통을 붙들고 있습니다.
참다 못한 어떤 분을 전화를 빨리 끊어라고 말을 합니다. 그래도 계속 전화를 붙들고 있으면 공중전화 부스를 발로 차기도 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줄은 줄은 사실상 포기를 해야 합니다. 오래 통화를 하려고 동전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동전이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가 무섭게 새로운 동전을 자꾸만 밀어 넣습니다.
3. 이쿠, 동전이 모자라잖아!
공중전화 이용중 가장 재밌는 것은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입니다. 몇 초당 얼마 이렇게 계산이 되기 때문에 통화중 끊어지기도 합니다. 동전이 떨어지면 동전이 얼마 남았지만 포기하고 공중전화 부스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또다른 재미는 다른 사람이 전화를 걸고 난후 잔돈이 남은 경우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중전화를 부여잡고 뜻밖에 전화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지요. 또 돈이 남은 경우 동전을 조금 더 보태면 뜻밖에도 공중전화를 그냥 사용할 수가 있었습니다.
또 어느 날은 가까스로 공중전화를 사용할 순서가 되었건만 전화를 받는 사람이 통화중입니다. 조금 있다가 다시 이용하고자 동전을 넣는데 갑자기 동전이 쏟아집니다. 이런 때는 한마디로 대박인 셈이죠. 100원을 넣었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500원이 툭 튀어 나옵니다.
4. 공중전화의 수난사도 있었다고?
공중전화의 수난도 있었습니다. 가장 흔한게 취객들의 습격입니다. 취객들이 실례를 하기가 일쑤고 어떤때는 공중전화 부스의 유리가 심심찮게 깨지기도 합니다.
또 어떤 취객은 공중전화 부스안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습니다. 말하자면 공중전화 부스는 서민의 온갖 희노애락을 다 받아준 셈입니다.
5. 휴대전화에 밀려 어느새 꼬리 내렸네!
공중전화가 어느 순간 하나 둘씩 사라져갑니다. 어느새 동네 주변에서 공중전화 부스를 찾아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 많던 공중전화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왜 그렇게 사라진 것일까요.
휴대전화가 그렇게 만든 것이지요. 언제 어디서나 통화가 가능한 휴대전화가 밀려오면서 공중전화는 하나 둘씩 사라져 갔습니다. 공중전화의 퇴보를 가져온게 아이러니 하게도 휴대전화인 셈입니다. 당시엔 휴대전화기가 비싸서 공중전화를 대체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어느새 휴대전화기가 보급돼 공중전화가 설 땅을 잃었습니다.
6. 공중전화 얼마나 줄었나
공중전화를 관리하는 통신회사에 따르면 불과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 설치된 무인 공중전화가 56만4504대였다고 합니다. 휴대전화 보급이 활성화되기 전, 특히 ‘삐삐’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공중전화가 아주 요긴한 존재였습니다.
올해 전국의 공중전화는 대략 15만 여대라고 합니다. 10년전과 비교해봐도 많이 줄었습니다. 올해 기준 전국에 남아있는 공중전화는 10년 전과 비교해 약 4분의1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이동전화가입자수가 470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사실상 우리나라 국민들은 ‘1인 1휴대전화’ 시대가 도래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입니다. 이것이 공중전화 사용을 멀리하게 된 계기가 된 것입니다.
7. 공중전화 이용자가 적어도 왜 그냥 놔둘까?
공중전화를 관리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한 때는 효자 노릇을 하던 공중전화가 애물단지로 전락한지 오래지만 이 사업을 접지 못하는 사연이 있습니다.
바로 ‘보편적 서비스’ 때문입니다. 보편적서비스란 모든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적정한 요금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전기통신 서비스를 말합니다. 공중전화는 이동통신 및 집전화를 대체할 수 있는 통신수단이 없기 때문에 사용량은 적어도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보편적서비스로 인한 손실분담금(USF) 제도를 놓고 통신업체간 공중전화 적정대수 논란도 야기되고 있습니다..
한때 서민의 친구였던 공중전화. 오늘날은 보편적 서비스 때문에 간신하 명맥을 이어가는 공중전화. 시대가 변하니 사라지는 것들도 참 많군요.
'과학·IT·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동지에 숨은 과학적 원리와 동지에 알아둬야할 것들은? (34) | 2009/12/21 |
|---|---|
| 파워블로거와 진정한 유저라면 블로그 연구해야 한다? (27) | 2009/11/29 |
| 공중전화가 애물단지? 누가그래?…공중전화 때문에 울고 웃은 사연 (25) | 2009/11/24 |
| 아무때나 날라드는 지긋지긋하고 낯뜨거운 스팸 그만! (30) | 2009/11/23 |
| 재밌고 신나는 블로그…아하, 팀블로그 아라누리가 있었네! (12) | 2009/11/17 |
| 헉! 응가통 하나 가격이 무려 1천1백만원이라고? (18) | 2009/10/29 |
Trackback : http://semiye.com/trackback/626
-
Subject 공중전화 다시 태어난다
2009/11/25 02:08
휴대폰이 없던 몇해 전만 해도 우리의 유일한 연락수단은 공중전화였다. 대부분 약속장소를 서울역 시계탑앞, 청량리 시계탑앞, 영등포 롯데리아, 강남역 뉴욕제과, 도서관, 시내버스 몇 번 정류장...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을 만남의 장소로 정했기 때문에 약속된 장소에 가면 한결같이 누구를 기다리는 초조한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지
-
경빈마마 2009/11/24 08:00
공중전화 뿐이 아니여요.
집 전화도 가끔 버림받은 느낌.
요즘은 통신비 때문에 죽을맛입니다.
제가 애가 넷이잖아요?
세 딸이 핸드폰 있는데 와우~~이 요금들이 장난이 아닙니다.
이제는 음식도 있잖아요?
소포장 소포장 1인이 먹을 수 있는 소포장이 강세라네요.
뭐든 다 그렇게 돌아가나봅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던지 벌리는것 보다 접는게 어려운거 같아요.
세미예님 반갑습니다.
이상하게 저 처음 다음 블로그 할때 만난 분들은 남같지 않아요.
이상하죠? -
이윤기 2009/11/24 09:36
지난 3년 동안 공중전화에서 전화 걸어 본 경험이 한 번도 없네요. 그렇지만, 저희 아이들은 공중전화에서 렉트콜로 자주 전화합니다. 공중전화는 어서는 안 되는 꼭 필요한 서비스입니다.
-
함차가족 2009/11/24 12:00
공중전화 리모델링 관련글을 읽은적이 있습니다. 많이 사라져서 아쉽지만 정겨운 공중전화..
아님 휴대폰을 공중전화 부스에서 무선인터넷으로 제공된 공공전화 정책은 어떨런지 -
핫스터프™ 2009/11/24 18:49
아무리 휴대폰이 대중화된다고 해도 다양한 계층에게 통신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과 위급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공중전화를 쉽게 없앨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예전의 영화를 누리려면 공중전화도 많은 혁신과 아이디어를 결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들면 추운 겨울, 공중전화기에 손을 대면 따뜻한 온기가 전달되는 히팅기능이라든지요~ㅎㅎ
-
불탄 2009/11/25 02:07
공중전화에 대한 기억이 새롭습니다.
예전에는 앞사람이 오랫동안 전화통 붙잡고 있으면 화가 많이 났었지요.
급한 상황에서 따로 연락할 수단이 없어서 말입니다.
아마 전화를 오래 사용한다고 시비가 붙어 앞에서 통화하던 사람을 흉기로 찔렀던 사건도 뉴스에 보도되었었지요? 아마도 살인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글에 두번째 단락에서 기역=>기차역이 아닐까 싶어요.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또하나의 그리고... 제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예린이랑 예진이랑)에 있는 관련글 하나를 엮은글로 묶어놓을께요. ^^ -
TISTORY 2009/11/25 17:06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아날로그의 추억'을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혹시 노출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tistoryblog@hanmail.net 메일을 통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FX 2009/11/26 02:44
저는 어려서인지 공중전화에대한 추억적네요.
핸드폰이 처음이요한것이 초등학생때였거든여, 그떄만해도 주변에 핸드폰들고있는
애들은 저를 포함한 수명뿐이었다는 ^^ -
아델쥬니어 2009/11/26 14:47
동네에 공중전화 참 많았는데 요즘은 사람이 아주 많은 번화가나 전철역 입구 정도가 아니라면 찾아 볼 수가 없더군요.
휴대폰이 공중전화를 밀어낸 셈인데, 요즘에는 집전화까지 밀어내는 것 같더군요.
이런 세상이 오리라고 누가 생각을 했을까요. ^^; -
낭만인생 2009/11/27 12:03
그러고 보니 공중전화 이용안 한지도 꽤 된 것 같네요.
글을 읽어보니.. 참 재미있어요. 특히 연인뒤에 줄서서 낭패 본거.. 저도 그런적 있거든요. 무려 30분을 기다리다가 옆줄로 갔습니다.
하여튼 요즘 공중전화 수난시대인 것 같아요.


Prev

.jpg)
Rss 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