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발과 발목 부분의 골절 부상을 입었습니다. 관절 전문병원에서 수술후 실밥을 풀고 기부스를 하게 합니다. 기부스를 한 상태로 목발을 짚고 병원을 퇴원해 통원 치료에 들어갑니다. 앞으로 기부스를 풀고 물리치료 과정 등 재활을 위해 여러가지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회사에 일이 쌓여 벌써 출근합니다. 집밖으로 나와 운전을 할 수가 없어서 택시에 의지해서 출근합니다. 택시에 오르고 내리는 일만도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이렇게 몇일을 출퇴근해보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목발을 짚고 다니다보니 뜻하지 않게 장애인 체험을 하는 것같습니다. 목발을 짚고 생활해보니 평소 장애우들이 얼마나 불편하게 살아가는 지, 우리사회에 개선해야 할 점 등이 하나씩 둘씩 드러납니다. 어떤 점이 불편한 지 살펴봤습니다.
☞ 택시를 타려는데 앞에서 가로채다니!
출근을 위해 목발을 짚고다닌 첫날 택시를 타기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택시를 잡으려고 거리에 나섰더니 택시가 달려옵니다. 그런데, 한 아주머니가 먼저 타버립니다.
그리고선 이내 목적지로 달려가 버립니다. 다시 택시를 잡기위해 목발을 짚은 채 거리를 서성입니다. 조금 더 기다렸더니 다리에서는 쥐가 나려고 합니다. 간신히 택시를 잡아타고 출근합니다.
이번엔 퇴근길, 간신히 택시 승하차장에 기다시피해서 갑니다. 택시가 달려옵니다. 그런데, 한 아가씨가 춥다면서 뒤에서 달려오더니 택시를 잡아타고 가버립니다. 목발을 짚은채로 아무리 용을 쓰봐도 두 다리를 가진 아가씨보다도 늦습니다. 이렇게 몇번의 택시를 놓치고 나니 간신히 택시를 잡아타고 퇴근했습니다.
사람들은 다리가 불편하다는 사실을 빤히 보면서도 외면해 버리고 무시해 버립니다. 우리사회의 몰인정함이 뼈속까지 느껴집니다. 아마도 장애우들도 수시로 이런 사회의 몰인정에 얼마나 야속하게 느꼈을까 생각하니 죄송한 마음이 앞섭니다.
☞ 장애인 이동통로에 주차를 하다니!
회사에 내려 목발을 짚고 들어갑니다. 회사 입구엔 계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계단이 3칸이지만 목발을 짚은채 오르기도 힘이 듭니다. 그래서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경사로로 된 곳으로 갑니다. 그런데 경사로 입구에 차가 주차돼 있습니다.
경사로에 너무 바짝 주차를 해놓은 바람에 그 경사로를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전화를 하려고 했지만 목발을 짚은 채로 전화하기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어쩔수 없이 계단을 3칸 올라서 회사로 들어갑니다.
☞ 이곳에 내려주면 어떡해!
택시를 타고 출근합니다. 택시가 회사 앞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내려준 곳이 도로있는 곳입니다. 인도에 내려주지 않습니다. 빨리 내리라는 눈치까지 줍니다. 도착했으면 빨리 택시요금을 내고 내리라는 뜻같습니다.
속으론 부글부글 끓지만 묵묵히 참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것을 직접 눈으로 지켜보고서도 제멋대로 내려주고 빨리 내리라는 간접적인 눈치를 줍니다. 참 택시기사가 불친절합니다.
☞ 횡단보도 파란불인데도 차가 씽씽 달리네!
퇴근길 횡단보도를 이용해서 택시타는 곳으로 갑니다. 파란불입니다. 사람들이 건넙니다. 그런데 차들이 사람이 건너고 있는데도 횡단보도를 씽씽 달립니다. 일부 운전자들의 그릇된 운전습관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바로 앞으로 차한대가 씽하고 지나갑니다. 정말 아찔합니다. 깜짝놀라 뒤로 멈칫합니다. 그 차 때문에 쓸어내린 가슴을 진정하고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점멸등 시간이 촉박해 목발을 빠르게 움직여 건너갑니다.
성질이 급한 운전자들은 채 파란신호등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달리기 시작합니다. 간신히 횡단보도를 건넜습니다. 횡단보도를 마구 달리는 차들이 참 많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됩니다. 장애우들에겐 정말 위험한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횡단보도 파란불은 멈추면 어떨까요.
☞ 엘리베이터를 왜 이렇게 빨리 누를까?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입구에서 기다립니다. 한 무리의 아가씨들이 서 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섭니다. 우르르 몰려서 들어가 버립니다. 뒤에 섰던 필자는 아가씨들이 다 탄후 탑니다. 그러다보니 문이 닫히려 합니다. 그런데 먼저 탄 아가씨가 마구 눌러댑니다.
미처 타지도 않았는데 문이 벌써 닫혀버립니다. '다리가 불편한 사람한테 먼저 탈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면 안되나' 속에서 이런 말이 절로 만들어집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기다려서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그런데, 다리가 불편하다보니 기다리는 시간이 몹시도 깁니다. 조금만 양보하면 좋을 것을.
☞ 우리 사회 약자들에게 관심과 배려 절실
몇일 동안 목발을 짚고 회사를 출퇴근하면서 참으로 느낀 것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사회가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아직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또, 장애우들이 얼마나 그동안 불편해 했을 지 절로 실감합니다. 어떠세요, 혹시 우리 주변에 이런 분들이 있다면 한번쯤 양보하면 어떨까요. 우리사회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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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누리 2010/01/13 09:41
다치신 줄 몰랏네요. 많이 불편하시겠어요.
그런데 목발까지 집고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 걸 알면서도 택시를 먼저 타버린 아주머니 얄밉네요..
배려를 조금만 해주셔도 훈훈할텐데 말이에요.
얼른 나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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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낙타 2010/01/13 10:22
아직 사람들의 사회의식이 부족한 것같습니다.
돈만 많이 벌면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선진국을 부러워 하는 이유가 사회시스템 뿐만아니라 저는 그들의 시민의식도 매우 부럽더라고요.. -
푸른솔™ 2010/01/13 10:24
여전히 한국사회는 빨리빨리 문화가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거기다 배려까지 못하니... 너무 큰일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쉽지 않으셨을텐데.. -
글 쓴 분이야 2010/01/13 11:06
또 얼마 지나면 그런 것들이 예사로 느껴지시겠죠. 다쳤을 때의 경험을 오래 기억한다면 좋겠지만 어차피 사람은 자기가 서 있는 자리에서 보이고 느끼는 만큼이 전부이니... 며칠이 아니라 태어나서 한평생 그런 폭력과 공포 속에 사는 사람들 눈에는 이런 글도 배부른 투정으로 보일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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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백배 2010/01/13 11:13
저도 석달 정도 목발 짚고 다니고 그 후 또 석달을 쩔뚝거리고 다녀본 사람으로써 전체적인 도로사정이 얼마나 장애우들에게 불편한지 아주 뼈가 저리도록 느꼈답니다. 회전문이나 유리문 열고 들어갈 때, 저는 기본적으로 꼭 뒷사람을 위해 몇초라도 잡아주는데 제가 목발 짚고 다닐 때는 제가 몸으로 밀고 들어가면 뒤에서 주머니 속에 손 집어넣고 따라들어오더군요. 목발로 다리 걸어줄까 하다가 참았죠.
엘레베이터 탈 때 보면 보통 회사에서 4가지 없는 것들이 그런 짓 하는 것들 많습니다, 문 이제 겨우 열렸는데 미친 듯이 닫힘 버튼 누르는 것들이요. 그렇게 가봐야 급하지도 않고 수다나 떨 것들이.. 그럴 때는 과감하게 목발을 먼저 들이미세요. 목발에 끼어서 문이 안 닫히고 다시 열릴 수 있도록요. 목발을 쑥 집어넣을 때 땅에 닿아서 더러운 부분이 그런 것들 옷이나 다리를 정면으로 치게 하면 더 좋고요. 4가지 없는 것들은 가정교육부터 형편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스스로는 절대로 못 꺠닫습니다. 자기들 신체나 옷, 소유물에 어느 정도 피해를 입어보기 전까지는요. 그러니 더불어 살자는 정신을 적극적으로 교육시켜주기 위해서라도 목발을 활용하세요. 저도 가끔은 팔이 길어진 느낌이어서 곧잘 써먹었습니다. -
분홍별장미 2010/01/13 11:18
저도 중1때 팔목골절로 인하여 수술을 한적이 있었어요.
핀을 3개나 밖았지요. 병원에 있으니 저는 나이롱~환자 ;;
그리고 저는무늬만 장애인등급인 시각장애인6급이라 때가되면
장애인협회에서 이런저런 편지가 날라오는데 그래서 그런지
남들보다는 장애인쪽에 신경을 조금 쓰기는 하지만
역시 무늬만 장애인이라,, 배려도 무늬만 하게되는것 같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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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나무 2010/01/13 12:12
저도 고등학교 때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쳤다가 며칠 목발 신세를 진 적이 있는데
정말 불편하더군요.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배려하는 문화가 앞으로도 한참 성숙해야 할듯..
다음뷰 추천과 믹시 추천 세방 날리고 갑니다. 뿅뿅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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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 2010/01/13 12:29
아 택시 새치기 그거 두다리 멀쩡하고 두눈 똑바로 뜨고 있을 때 당해도 열받더라구요..ㅎㅎ
그리고 닫힘버튼 그거 눌러봤자 몇초 빨리 간다고 그렇게 눌러대는지 모르겠어요
아직 타는중이나 내리는 중에 문이 닫히면 열림버튼 눌러줘야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암튼 추운데 조심하세요^^ -
멀티라이프 2010/01/13 13:05
작은배려 하나가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것인데..
조금은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반성하게 됩니다. 제 자신이 혹시 배려라는 것을
잊고 살아온것은 아닌지 하고 말이에요.
좋은 하루 되세요^^ -
돌이아빠 2010/01/13 14:47
작은 배려가 갈수록 부족해 지는 듯 합니다.
그래도 이런 기회에 다시금 작은 배려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네요.
추운데 고생 많으셨어요.
쾌유를 빕니다~ -
골목대장허은미 2010/01/13 15:04
맞아요. 제도도 그렇고 문화수준도 그렇고
우리나라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미흡하지요.
별 관심이 없다가도 당해봐야 알게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제도가 받쳐주지 않으니 더 그런것같아요
지다나니는 인도만 봐도 몸이 불편하면 얼마나 다니기 힘들겠어요
고생하셨습니다~ -
skagns 2010/01/13 19:17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상대방 처지에 처해보지 않으면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지만
이해해볼 생각마져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다수인데
이렇게 그런 고찰을 하시는 모습이 참 대단하세요. ^^
잘 보고 갑니다. 얼른 쾌차하시길 바랄께요~!! -
라라윈 2010/01/14 04:05
세미예님.. 빨리 나으시길 빌게요...
많이 불편하셨을 것 같습니다.. 세미예님이 겪으신 불편함을 읽다보니..
다치시거나 불편하신 분들의 굼뜬 행동에 답답해 했던 것에 죄송스러워지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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